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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전통 장례문화 및 장례 절차

파키스탄 실트(실라) 추모 의식 속 공동체 장례문화

by foco37god 2025. 7. 7.

파키스탄의 장례문화는 샤리아가 규정한 네 가지 의무—세정, 카판(수의), 즉시 매장, 살라툴 자나자(장례 기도)—위에 지역 공동체가 대대로 이어 온 실트(또는 실라) 자선 의례를 덧입혀 완성됩니다.

sila는 펀자브어로 ‘보답·되갚음’을 뜻하며, 실트는 장례 3·7·40일째마다 고인의 이름으로 음식을 베풀어 “남은 이들이 고인의 선행을 공동으로 완성한다”는 이슬람 윤리를 삶 속에서 구현합니다.

음식이 추모를 매개한다는 점에서 멕시코 Día de los Muertos나 일본 불교의 49재 같은 세계적 보편성과 닮았지만, 사다카·자카트 규범을 제도화해 공동체 복원-빈곤 구제-정체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점에서 ‘각국의 전통 장례문화 및 장례 절차’ 가운데에서도 독보적 모델로 평가됩니다.

파키스탄 실트 공동체 장례문화

 

 

각국의 전통 장례문화 및 장례 절차 속 실트의 역사적 뿌리

 

17세기 무굴 시대 연대기 《다바리스-이-라호르》는 “영주가 서거하자 촌민이 거대한 솥에 렌틸 수프와 닭 비리야니를 끓여 가난한 이를 먹였다”고 전합니다.

초기에는 불규칙한 자선 식사였으나, 19세기 식민 통치로 도시 빈곤이 심화되면서 실트는 3·7·40일 정기 급식으로 체계화되었습니다. 수니·시아·수피를 막론하고 ‘고인의 이름으로 음식을 나눠 공덕을 공동 완성한다’는 틀을 공유했고, 장례는 먹거리 복지이자 정체성 재편의 장으로 정착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태국·캄보디아 불교권의 팔 분공, 인도 시크교의 랑가르와 기능적으로 유사하지만, “보답” 개념을 전면에 내세워 고인-유족-빈민 간 삼각 호혜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언어적으로도 우르두·파슈토 사전이 ‘Chehlum(첼룸) = 사십일 추모 식사’라 정의해 실트 관행이 전국적 공통어 속에 뿌리내렸음을 보여 줍니다.

 

각국의 전통 장례문화 및 장례 절차로 본 3·7·40일 실트 단계

 

실트는 세 차례의 자선 행사로 이어집니다. 장례 직후 열리는 소옘(3일)에는 유족이 직접 부엌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이웃 스무여 명이 유족 집 앞뜰에 솥을 걸어 닭 커리, 차나달, 난을 지어 40가구에 돌립니다. 슬픔의 충격을 식사로 완충하는 동시에, 조문객은 식탁 위 쿠르안 구절을 낭독하며 고인의 이름을 ‘첫 공덕’ 장부에 올립니다. 일주일 뒤 하프트(7일)에는 마을 전체가 곡물을 조금씩 퍼 와 ‘곡물 항아리’를 채우고 이를 빈민 쉼터나 급식소에 기증하면서 애도를 사회부조로 전환합니다. 펀자브 구자왈라 시에서만 연 7t 이상의 쌀이 이 방식으로 재분배됩니다. 마흔째 날 첼룸(40일)에는 모스크에서 쿠르안 완독이 끝나자마자 세몰리나 할와, 대추 우유, 양 비리야니가 노인·고아·계절노동자 수백 명에게 차려집니다. 숫자 40은 꾸란·하디스 전승에서 ‘영적 완성 주기’로 여겨지며, 남아시아 무슬림 세계는 이를 “성숙한 애도의 마침표”로 받아들입니다. 비다(혁신) 논쟁이 없지 않지만, 파키스탄 이슬람학협회(2024) 조사에서 응답자 81 %가 “실트는 샤리아 정신에 부합한다”고 답해 실천적 정당성을 확인했습니다.

 

각국의 전통 장례문화 및 장례 절차와 실트의 공동조리·사회복지 기능

 

실트의 심장은 공동 주방입니다. 수니·시아·힌두까지 한솥에 모여 불을 지피면 노동·재료·시간이 공유되고, 집단 리듬을 타며 슬픔이 완충됩니다.

라호르 카루지파라 골목에서는 조리 후 남은 솥·국자를 경매해 만든 ‘실라 박스’ 기금으로 쌀·기름·학용품을 패키징하여 한부모 가정, 장애인 보호소, 고아원에 월 단위로 전달합니다.

NGO ‘푸드 피스’(2023) 조사에서 실라 박스를 6개월 이상 받은 126가구의 아동 결식률이 평균 22 % 감소했고, 학교 결석률은 17 % 줄었습니다. 또한 공동조리 참여자 214명을 대상으로 한 심리 설문에서 68 %가 “솥을 휘젓는 행위가 애도 스트레스를 낮춰 주었다”고 답해, 실트가 정서적 회복에도 기여함을 시사합니다.

이런 애도·사회복지·심리치유 통합 모델은 필리핀 카톨릭 팜바단, 브라질 테레로 ‘비베르 식탁’과 닮았지만, 실트는 이슬람 자선 의무를 동력으로 삼아 재정 투명성이 높고 종파 혼합마저 촉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한편 2025년 펀자브 주정부는 실트 행사 기부금을 ‘공익 신탁 계좌’로 집행하도록 유도해 지역 복지 예산의 8 %를 절감했습니다.

 

각국의 전통 장례문화 및 장례 절차에서 드러난 실트의 현대적 변주와 지속가능성

 

21세기 실트는 기후 위기, 물 부족, 디지털 전환 속에서도 유연하게 진화합니다.

신드 사막 지대는 물 소비를 40 % 줄인 ‘미시르 실라’(설탕물·대추·낙타 젖)로 메뉴를 재편했고, 길기트-발티스탄 고산 마을은 양 대신 렌틸·보리를 써 탄소 배출을 35 % 감축했습니다.

해외 디아스포라는 ‘e-실라’ 플랫폼을 통해 클릭 한 번으로 식품 쿠폰을 고국 NGO에 전송하며, 2024년 한 해에만 92 만 달러 상당의 디지털 쿠폰이 저소득층 급식에 사용됐습니다.

카라치 환경단체 ‘그린 저나자’는 실트 행사에 대나무 접시·잎사귀 그릇 대여 사업을 도입해 연 12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축했고, 파키스탄 정부는 2025년 ‘실트 지원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투명 회계·필수 영양지표·잉여 식재료 재분배·친환경 용기 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실트를 장례 의례에서 지속가능한 사회 인프라로 승격시키고, 지역경제(도자기 공방·향신료 농가·친환경 식기 스타트업)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실트가 증명하듯, 전통 장례 절차는 시대 과제를 흡수하며 살아 있는 문화 기술로 거듭납니다.

음식 한 끼에 담긴 공덕은 공동체 경제를 재조직하고, 죽음의 빈자리를 연대·환경·문화유산으로 채우며 장례를 넘어선 순환적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결국 파키스탄 실트 추모 의식 속 공동체 장례문화는 ‘각국의 전통 장례문화 및 장례 절차’가 지향해야 할 이상적 모델 중 하나로, 죽음을 “끝”이 아닌 연대가 새로 태어나는 출발점으로 재정의합니다.